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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 도서관 활용법 총집합

by 신쭈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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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지음 (로그인)

도서관에 길이 있다

나는 어릴 적 지방에서 살았다. 도서관을 가려면 버스를 타고 시내 쪽으로 나가야 했다. 책을 딱히 좋아했던 것도 아닌데 학교 발표로 친구들이랑 도서관 갈 약속을 한 날은 기분이 설레었다. 아직도 생각이 나는 날이 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살짝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살랑 불어왔고 따뜻한 햇빛이 날 감싸주는 기분이었다. 하늘은 왜 이리 또 맑은지 뭉게구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도서관에 도착하자 내 머리 한참 위로 가득 찬 책들을 보니 순간 경이로운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마치고 매점에서 사 먹는 라면도 나의 행복한 도서관의 추억에 한몫했다. 그 이후로 나의 이상형은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지금 나의 남편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 대학원에 가서도 도서관을 꾸준히 다녔다. 다독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안 좋을 때는 이따금 도서관을 찾아 그때 당시 궁금한 책들을 읽으며 풀어 나갔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는 도서관을 한동안 잊고 살았다. 유아동 도서실이 따로 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길이며 도서실 안에서 아이들을 통제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벅찼다. 이 책의 저자도 나만큼이나 도서관에서 평화로운 마음을 얻는 듯하다. 그리고 시작한 일이 맹자의 엄마처럼 좋은 환경을 옮겨주기 위해 훌륭한 책을 만나게 해 주자고 생각을 했다. 나와 저자가 또한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독서가 성장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살면서 유명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의 생각을 축약해 놓은 것이 책이다. 그들을 만나지 않아도 기꺼이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래서 아이들 역시 책을 읽음으로써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 책을 곁에 두고 자라는 아이들이 어떤 책을 고르고 그 책 속에서 어떤 상상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쓸모 많은 도서관 육아

아이들 엄마들과 만나면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책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어떤 책이 요즘 인기이고 이 책은 구성이 너무 잘 되어 있다며 끊임없는 책 이름들이 열거된다. 처음에는 소문만 듣고 값이 꽤 나가는 전집을 들여놓았다. 책장에 정리를 다하고 보여주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새책을 넘겨대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매일 읽는 책만 읽으려고 하고 다른 책들은 손도 되지 않는다. 다른 좋은 책도 많다고 설득해보지만 어제도 그제도 읽었던 그 책이다. 이 저자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고 도서관에서 그 고민을 해결했다. 나는 큰 아이가 1학년이 되고야 일을 내려놓고 아이와 보냈기 때문에 그때부터 아이와 도서관을 다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도서관은 재미없다느니 투덜투덜 들어가더니 이내 들어가서는 요즘 애들 사이에 인기 있는 책들이 여기 다 있다며 다 읽고 싶다고 이것저것 꺼내왔다. 그렇게 1~2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는 습관을 들였더니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의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 그렇게 싫어하던 수학도 자기가 원하는 책으로 수학동화를 접하니 즐거워했다. 저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과학, 수학 책들에 나오는 재미있어 보이는 활동은 아이들과 직접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세계명작동화와 전래동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닮은꼴 책 찾기, 한글책과 영어책을 연달이 읽으며 자연스럽게 영어도 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엄마는 아이들이 균형 잡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이게 쉽지가 않다. 아이들은 고집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주는 팁은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으로 시작하되 그 책에서 관심 있어하는 소재를 찾아 다른 책으로 관심을 끌게 해 주어 자연스럽게 독서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다. 그리고 요즘 도서관에는 정말 다양한 영어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SNS를 보다 보면 Phnics를 할 때 읽어주어야 할 책 등 많은 chapter book들이 소개되어지는데, 정말 그 책들이 다 도서관에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책들로 시작으로 많은 원서들을 접하게 했다. 그리고 도서관에 가면 책 말고도 의외로 많은 강의나 활동 등이 있다.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공짜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전에는 책 나눠주는 행사가 있어 아이와 함께 책을 받아 오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몇 년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아이고 그때 너무 좋았다고 얘기해 준다.  

책으로 쓰는 성장일기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주고 읽는 것으로 끝이 났다면,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독후활동을 아이와 함께 했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독후 활동은 독후감 쓰기 정도가 다라고 생각할 텐데, 그렇게만 한다면 아이들은 이내 책 읽기도 싫어질 것이다. 화산 관련 책을 읽고 화산 폭발 실험을 하거나, 음식 관련 책을 읽고 나면 다 같이 음식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박물관 투어를 적극 추천한다. 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박물관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다. 그렇게 몸으로 익힌 지식은 커서도 아이들에게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처음 독후감을 쓰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 엄마랑 같이 책 만들어보기 등의 경험을 통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가 아이에게 힘든 게 아니라 자연스러워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초등 저학년 친구들이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 있다. 과연 만화책을 읽게 두어도 될까이다. 나는 사실 만화책도 책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이 읽는다고 하면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대신 만화의 주제 정도는 검열해주는 게 다이다. 학습만화는 금지라고 하는 전문가들도 있는데, 저자는 책 읽는 그 행동 자체가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나도 같은 이유로 아이들에게 학습만화책 읽는 것을 크게 제재하지 않는다. 물론 이 부분은 부모님의 가치관과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첫째 아이가 2학년이 되면서 숙제니 뭐니 바쁜 핑계로 도서관 가는 것을 게을리했는데 이번 주 주말에는 자전거 타고 근처 공원의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 하나 쌓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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