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 겐지 지음(길벗)
아이는 엄마의 말투 따라 자란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완두콩 같은 발가락이며 그 조그만 얼굴에 있는 눈, 코, 입이며 꿈틀꿈틀 움직이는 3등신의 몸 모두가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벅찬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현실은 사랑만으로는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 힘들었다. 잠이 많은 엄마와 잠을 이겨내려는 아이가 만났으니 잠잘 때마다 아이와 실랑이를 해야 했다. 베개에 머리만 대도 자는 나인데 왜 이 아이는 도대체 잠을 이겨내려고 하는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감각이 둔한 엄마는 아이가 왜 이렇게 하루 종일 우는지 알 수가 없어 같이 운 적도 많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그런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하지만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아이가 원하는 것, 지금 자기의 감정을 다 전달해주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미흡했다. 4살 아이랑 말싸움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참으로 한심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때부터 육아서적에 관심이 다시 많아졌다. 다시라고 한 이유는 처음 아이를 낳고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으로 육아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현실에서 육아서적의 이야기를 대입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수면교육 관련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첫째 아이에게는 실패했다. 13달을 안아서 재워야만 잠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육아서적을 멀리했다. 그런데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싶은데 엄마이지만 저 아이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어 답답한 나는 다시 육아서적을 펼치게 되었다. 전문가들의 조언이 필요했다.
이 책의 첫 장은 엄마 말투 셀프 체크리스트이다. 내가 평소에 하는 행동들을 체크해 보고 체크한 항목이 많을수록 말투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부끄럽게도 10 항목 중 7 항목이 해당되었다. 내가 어떤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을까? 서둘러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기 시작했다.
아이의 속마음을 여는 엄마의 말투
모든 대화의 시작은 잘 경청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름 사회생활 10년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상사, 동료, 후배의 말을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 쉽다. 이것은 우리 아이에게도 해당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부모는 온 우주이다. 세상에서 아이말을 가장 잘 들어줄 사람은 부모밖에 없지 않을까?
경치를 보고 예쁘다고 감탄하거나 느끼는 기분같은 인식들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긍정적인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전달 가능하다. 아이에게 건강한 가치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가 무엇을 느끼는지와 솔직한 생각을 잘 듣고 알아내어서 상황에 필요한 말을 해줄 수 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일상은 생각보다 더 전쟁같다. 회사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보면 시간이 좀 더 여유가 있어 아이들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을 줄 알았다. 엄마들은 항상 바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루 만에 깨달았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엄마가 좋았던지 아이들은 쉴 새 없이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했다. 내 몸은 하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이 두 명의 이야기를 다 들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흘려버린 말들은 귀신같이 알고 아이들은 삐지고 토라졌다. 그러면 난 또 화가 올랐다. 그래서 나에게 어쩌라고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그런데 그럴 때 나처럼 이렇게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너무 듣고 싶지만 지금은 상황이 안된다고 미리 얘기를 해주고 나중에 시간이 있을 때 들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정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반성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아이가 나름 상냥하게 아이에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면 나는 잔소리가 많은 엄마였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그리고 아직은 말이 서툴기 때문에 부연설명이 길어지면 아이는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1분 안에 핵심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이가 알고 있는 단어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지시할 때는 명확한 표현을 골라 사용하여야 아이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된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엄마의 말투
내가 부모가 된 후 알았지만 부모의 역할은 참으로 끝이 없다. 하지만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이 부모를 본보기로 자라나 성장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일 것이다. 아이의 성장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가 스스로 꿈을 이룰 수 있게 힘을 키울 수 있게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책에서는 아이의 의지를 북돋아 주는 3단계 격려 법에 대해 알려준다. 1단계는 현재의 상태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의 상태를 인정하고 열심히 했다는 것을 칭찬한 후에 2단계 아이의 바람을 알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게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부모의 걱정에 지적을 하게 되면 아이의 의욕이 사라지게 되므로 그냥 본 그대로를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보자. 격려도 정도가 있다. 너무 강하기만 하면 아이의 자신감을 높이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아이의 의욕을 낮추는 부모의 대화에는 비교, 부정, 자랑, 방임, 압박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기가 죽어 있는 아이에게, 남 탓을 할 때, 말수가 너무 작은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알려준다.
오늘 당장 이 모든것들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옆에 두고 매일 조금씩 연습한다면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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