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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시간, 엄마의 시간 : 삶과 육아의 균형 찾기

by 신쭈 202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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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지음 (길벗)

째깍째깍 엄마의 24시간

10달을 뱃속에 품고 아이를 맞이한 순간 나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첫째를 낳고 조리원에 갔을 때 모유 한 번이라도 더 먹여보겠다고 새벽 수유도 마다하지 않고 젖을 물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리원 천국이라는 말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2주가 흐르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그날도 아직 생생하다. 조리원에서는 그렇게 얌전해 보이던 우리 아기가 집에 오면서부터 왜 이렇게 울기 시작하는지 정말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밤이 돼서 이제 좀 자볼까 했지만 그럴 여유를 주지 않았다. 3시간마다 배고프다고 깨는 아기를 안고 수유를 하고 잠들면 내려놓고 또 울어서 깨서 수유하고 몇 번 반복하고 나니 동이 텄다. 신생아기가 지나고 통잠이라는 걸 자기 시작하니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유식도 해야 하고 매일 나오는 빨래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숙면은 둘째치고 항상 아이와 함께이다 보니 친구도 자연스레 멀어지고, 영화, 책 읽기는 언감생심이었다. 내 건강조차 돌볼 시간이 없었다. 나도 엄마는 처음인지라 다 잘 해내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 실수 연발이었다. 아이만 바라보아도 모자란 시간에 살림까지 다 하려니 정말 어떤 날은 점심시간도 훨씬 늦은 시간에 식탁의자에 앉아 보기도 했다. 아이가 커 갈수록 조금 더 나아지는 느낌일 뿐 하루종일 바빴다. 복직을 한 후, 회사일에 집안일까지 너무 힘들었지만 딱 하나 좋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 혼자 커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점심시간 1시간 안에 얼른 밥을 먹고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안했다. 그런데 주말에는 시간이 있어도 그렇게 혼자 시간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다. 정말 쉴 시간도 없지만 잠깐의 짬이 있어도 뭔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아이를 두고 집안일은 미뤄두고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항상 불안했다. 아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정신적으로 지쳐갔고 물리적으로도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지금처럼 살아서는 엄마인 나도 아이도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됐다.

나를 돌보는 시간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일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학교도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이 나뉘어 있고, 회사에서도 근무시간 외의 휴식시간이 법제화되어 있다. 음악에도 음표와 쉼표가 적절히 함께 해야 좋은 음악이 되듯이 엄마의 삶에도 쉼은 꼭 필요한 것이다. 엄마의 쉬는 시간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일에 대한 보상이니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도울 수 있다. 내 몸을 돌보는 일은 사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쉬운 일들이다. 가끔은 남편에게 아이를 재우게 하고 혼자 자기도 하고 잠자리에는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는 등 잠을 잘 자게 노력해야 한다. 식사도 아이에게 집중하여 내 밥은 제때 못 먹는 일이 허다한데, 최대한 적당량을 편안히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운동도 습관을 들여 체력을 늘려보자. 몸이 보내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피곤하다 느껴지면 꼭 1분이라도 잠깐 쉬기도 하며 휴식 시간을 가져보자. 내 몸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다음은 나의 감정이다. 아이의 감정은 수용하고 행동은 통제하는 감정코칭 육아가 돌풍을 일으켰다. 나도 관련 도서도 읽어보았지만 사실 실생활에서 실천하기는 다소 어려웠다. 그 이유는 지금의 엄마들이 자란 시대만 하더라도 긍정적인 감정의 표출은 괜찮지만 분노, 슬픔,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억압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나의 감정조차도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엄마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닐 수밖에 없다. 나도 아이가 울거나 싫다고 표현하면 그 이유는 상관없이 울지 말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부정적인 감정들이 단지 내가 불편했던 거지 아이는 싫다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의 감정만큼이나 엄마의 감정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이의 감정에 귀 기울일 때 한 번씩은 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밤이 되어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는 중 그날따라 엄마와의 대화가 너무 재밌었던지 잠을 안 자고 더 이야기하고 싶어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스멀스멀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럼 얼른 안 자냐고 타박하며 울상 짓고 자는 아이를 보며 안쓰러워진다. 나는 왜 화가 났을까? 아이가 일찍 자지 않아서 즉, 빨리 재우고 얼른 휴식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들키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화로 표출이 될 때가 있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참고 희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의 열망과 기대를 모른 척하면서 행복하기를 바랄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당연히 모르고, 결국 존중받지도 배려받지도 못한다. 나의 희생과 헌신이 아닌 서로의 열망과 기대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화가 난다면 상대방을 비난하는 표현으로 맞서지 말고 진솔한 감정의 표현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나만의 한 시간을 만들자

성인이 되고나서는 부모님 곁을 떠나 나만의 생활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생활 속의 내 역할은 있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쉴 수 있었다. 그러나 결혼 후 180도 변했다. 누구의 딸, 아내, 며느리, 엄마의 역할은 정말 끝이 없었다. 오롯이 내가 나를 돌볼 시간이 없어졌다. 이 책의 저자는 새벽 독서를 시작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나도 한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독서 또는 재테크 공부 등을 했었다. 피곤함을 느꼈지만 그 이상의 상쾌함이 있었다. 그리고 여유로운 아침을 맞으니 아이들에게 화낼 일도 거의 없어졌다. 잠이라는 긴 휴식에서 깨어나 고요한 새벽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2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첫 일주일은 너무 힘들었는데 2주째가 되니 제법 일어나는 것도 쉬워졌고 밤에도 좀 더 일찍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항상 손에 지니며 확인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피곤해서 잠시 쉴 겸 확인한다고 시작하지만 결국 SNS, 가십거리 뉴스 등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스마트하게 스마트폰 디톡스를 시작해보자. 육아를 하다 보면 자꾸만 남편이 미워진다. 남편도 직장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오는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집에서 육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와는 반대로 게임만 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그 자체가 아이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불평불만으로 서로의 마음만 다치게 할 것이 아니라 남편이 집에서 편할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하고 못 미더워하지 않고 아이를 온전히 남편에게 맡기는 시간을 가져 서로가 충전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장에서는 미래를 그려보는 셀프코칭을 알려준다. 내 삶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인생곡선 만들어 보기, 삶과 육아의 핵심가치인 나의 가치, 부부의 가치, 가족의 가치를 찾아본다. 마지막 순간이다 생각하고 쓰는 편지는 내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해 준다. 1년 후의 삶의 상상하며 일기를 미리 써봄으로써 나의 꿈을 불러들인다. 나를 바꾸기 위한 좋은 습관을 시작한다. 거창하게 많은 이야기를 쓴 것 같지만 결국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소액으로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부리기, 좋은 사람과 함께 식사 시간 가져보기, 글쓰기, 취미 가지기, 내 일 가지기 등 내 마음속에 원하는 것을 하나 둘 꺼내어 매일 1시간이라도 꾸준히 해서 지치지 않고 행복한 엄마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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